2026.05.27 (Wed) KOREA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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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연예

제2의 조선구마사? '21세기 대군부인' 폐기 청원 폭발

텐츠 폐기 요청 청원은 등록된 지 불과 나흘 만인 26일, 성립 요건인 5만 명의 동의를 공식적으로 확보했다. 이에 따라 국회법에거 정한 절차에 따라 해당 안건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어 본격적인 심사 과정을 밟게 될 예정이다.청원을 제기한 측은 가상의 대한민국을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극 중 복식과 예법, 어휘 등에서 중국색이 짙게 묻어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단순한 창작의 자유를 넘어 명백한 역사 왜곡이자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전 세계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왜곡되게 전파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단순한 장면 수정을 넘어선 작품 전체의 영구 퇴출과 제도적 장치 마련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나섰다.이번 사태는 지난 2021년 역사 왜곡 논란으로 단 2회 만에 폐지됐던 SBS '조선구마사'의 사례를 연상시킨다. 당시에도 국민적 공분이 일며 광고주들이 줄지어 이탈했고, 결국 방송사가 편성 취소라는 결단을 내린 바 있다. 이번 청원 역시 VOD와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의 전면 삭제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방송사와 플랫폼의 사후 책임 및 해외 배급본에 대한 정정 의무화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될 전망이다.정부 차원의 압박도 가시화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해당 드라마에 투입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제작 지원금 적정성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21세기 대군부인'은 지난해 콘진원의 OTT 특화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서 장편 부문 최종 선정작으로 뽑혀 거액의 나랏돈이 지원된 작품이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작품의 내용이 지원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될 경우 지원금 환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콘텐츠진흥원은 이달 중 해당 사업에 대한 결과 평가를 시행할 계획이며, 여기서 부적격 판정이 나올 경우 제작사는 상당한 재정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89개 후보작 중 단 4편만이 선정된 고도의 경쟁을 뚫고 지원을 받은 만큼, 이번 역사 왜곡 논란은 공적 자금 집행의 투명성과 사전 검증 시스템에 대한 비판으로도 번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조사 결과와 국회의 심사 방향에 따라 드라마의 방영 지속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관측된다.현재 방송사와 제작진은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동의청원이 단기간에 요건을 충족할 만큼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단순한 해명만으로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회 상임위 회부와 정부 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21세기 대군부인'의 방영 중단 여부를 둘러싼 갈등은 본회의 부의나 정부 이송 등 법적 절차에 따라 최종 결정될 방침이다.

문화&여행

대학로극장 쿼드, 연극 거장 5인 뭉쳤다

월까지 약 4개월간 '2026 쿼드, 연극의 질문들: 진화하는 텍스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번 기획은 한국 연극의 기틀을 마련한 원로 연출가 5인이 참여해 고전과 현대의 텍스트를 동시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며, 연극이 우리 사회와 인간 내면에 던질 수 있는 근본적인 화두를 탐색하는 자리다.프로젝트의 문을 여는 김아라 연출은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음악극으로 탈바꿈시킨 '더 사운드 오브 맥베스'를 선보인다. 소리와 빛, 배우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결합해 인간의 파멸적인 욕망과 심리를 소리화하는 실험적인 무대를 구축할 예정이다. 김 연출은 역사의 반복되는 비극이 결국 인간 본능에서 기인한다는 점에 주목하며, 블랙박스 극장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관객들에게 강렬한 감각적 체험을 선사할 계획이다.이어지는 무대에서는 김광보 연출이 '옥상 밭 고추는 왜'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단절과 위선을 날카롭게 해부한다. 일상적인 소재인 고추 재배를 둘러싼 이웃 간의 갈등을 빌려 개인의 신념과 사회적 윤리가 충돌하는 지점을 포착한다. 2017년 초연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이 작품은 정의를 내세우는 개인의 독선이 어떻게 또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동시대 한국 사회의 민낯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실험 연극의 대부 김우옥 연출은 50년 전 뉴욕에서 초연된 '혁명의 춤'을 2026년의 무대로 소환한다.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파괴하고 8개의 독립된 장면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반복되는 대사와 오브제를 통해 혁명의 파편적 순간들을 조명한다. 김 연출은 과거의 실험적 시도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전쟁과 갈등이 지속되는 현대 세계와 연극의 연결고리를 탐구한다.비극의 기록과 증언에 집중하는 이성열 연출은 영화 '그을린 사랑'의 원작으로 알려진 희곡 '화염'을 무대에 올린다. 증오와 혐오의 사슬이 세대를 거쳐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추적하며,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비극을 연극이 어떻게 기록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이 연출은 작품을 통해 타인에 대한 혐오가 죽음으로 치닫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우리 사회가 직면한 증오의 연쇄를 끊어낼 방법을 관객과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대장정의 마무리는 한태숙 연출의 '서안화차'가 장식한다. 인간 내면의 깊숙한 욕망과 집착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이 작품은 한 인물의 소유욕과 그로 인한 근원적인 불안을 밀도 높게 그려낸다. 한 연출 특유의 비극적 미학이 극대화된 무대는 인간이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을 갈구할 때 느끼는 절망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없는 블랙박스 극장 쿼드에서 펼쳐지며, 연극이라는 예술이 가진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