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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형찬 더블A 입성, 30위 밖 유망주의 반란 시작

기사입력 2026-08-26 19:24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포수 탄생을 향한 꿈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엄형찬이 하이싱글A 승격 한 달 만에 더블A로 콜업되는 기염을 토했다. 캔자스시티 산하 더블A 팀인 노스웨스트아칸소 내추럴스는 26일 엄형찬의 합류 소식과 함께 그가 등번호 47번을 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말 하이싱글A로 올라온 지 불과 28일 만에 거둔 쾌거다.

 

고교 시절부터 이만수 포수상을 거머쥐며 대형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엄형찬은 2022년 미국행을 선택하며 험난한 마이너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초기에는 타격 지표에서 다소 고전하며 적응기를 거쳤으나, 올해 들어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싱글A에서 기록한 8개의 홈런과 안정적인 투수 리딩 능력은 구단 관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특히 상위 단계인 하이싱글A로 올라간 뒤 치른 10경기에서 보여준 장타력과 높은 출루율은 그의 잠재력이 폭발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이번 승격이 더욱 놀라운 점은 구단 내 쟁쟁한 경쟁자들을 실력으로 압도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캔자스시티 시스템 안에는 메이저리그 전체가 주목하는 상위 유망주 포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엄형찬은 공식 유망주 순위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위표 상단에 위치한 블레이크 미첼이나 라몬 라미레스보다 먼저 더블A의 부름을 받았다. 이는 수치화된 잠재력보다 현장에서 보여주는 실전 감각과 성장세가 더 높게 평가받았음을 의미한다.

 

더블A 무대는 메이저리그로 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문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메이저리그 통산 500경기 이상을 소화한 베테랑 호르헤 알파로를 비롯해 풍부한 경험을 가진 포수들이 즐비하다. 엄형찬은 이들 사이에서 가장 어린 나이로 경쟁하게 되는데, 이는 구단이 그를 차세대 핵심 자원으로 보고 조기에 상위 수준의 야구를 경험하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테랑들의 노련미와 젊은 엄형찬의 패기가 부딪히며 주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엄형찬의 성공 비결로 성실한 수비 기본기와 더불어 비약적으로 발전한 타격 메커니즘을 꼽는다. 호주와 한국의 가을 리그를 오가며 실전 경험을 쌓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포수라는 포지션 특성상 언어 장벽과 투수와의 의사소통이 가장 큰 숙제였으나, 이를 완벽하게 극복하며 팀 내 신뢰를 얻은 점이 초고속 승격의 밑거름이 되었다. 이제 그는 한국 야구계의 숙원 사업인 '빅리그 포수'라는 미답의 영역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엄형찬의 행보는 이제 단순한 유망주의 도전을 넘어 한국 야구사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는 과정이 되었다. 더블A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트리플A를 거쳐 메이저리그 콜업까지의 시간은 더욱 단축될 수 있다. 캔자스시티 구단이 보여준 파격적인 신뢰에 엄형찬이 실력으로 화답할 수 있을지 전 세계 야구 팬들의 이목이 노스웨스트아칸소로 쏠리고 있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