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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비사업 인허가권, 구청으로 넘어가나

기사입력 2026-08-25 23:09

 서울 시내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의 최종 승인 권한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여당, 서울특별시 간의 주도권 다툼이 첨예화하고 있다. 당정이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구역의 지정 및 심의 권한을 서울시장에서 관할 구청장으로 이관하는 법 개정에 착수하면서, 수도권 주택 공급 방식과 도시계획 수립 주체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이번 권한 조정 논의는 청와대에서 열린 비공개 국무회의 자리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용산 부지 개발 및 주택 신속 공급 방안을 검토하던 중, 인허가 권한의 주체를 놓고 대통령과 서울시장 사이에 시각차가 드러났다. 구청으로의 권한 이양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국정 최고 책임자의 당부와 광역 차원의 통합적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시 당국의 정면 반박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앙정부는 자치구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며 법 개정에 속도를 냈다. 국무총리가 서울 시내 자치구청장들을 삼청동 공관으로 초청해 개최한 간담회에서 상당수 구청장은 정비구역 권한의 자치구 이양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이어 개최된 고위 당정협의회를 통해 해당 입법안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정책 추진체계가 구체화되었다.

 

광역지자체인 서울시는 당정의 정책 방향에 즉각 반발하며 강력한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시는 인허가권을 자치구에 넘기더라도 공급 확대 효과는 미미한 반면, 서울 전체의 통일된 광역 도시계획 체계가 무너져 난개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행정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업 지연의 실질적 원인은 자치구 단계의 정비계획 수립 및 검토 지연에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반면 자치구 측은 서울시의 입장에 즉각 재반박하며 당정의 입법 추진에 힘을 실었다. 현행 제도상 서울시의 복잡한 심의를 통과하기 위한 준비 과정에서 사업 기간이 과도하게 소요되고 있으며, 자치구로 권한이 이관될 경우 인허가 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500가구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은 난개발 위험이 낮고 여당과 야당 소속 구청장들 사이에서도 널리 형성된 공감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당정이 법안 제출을 공식화하고 서울시와 서울시구청장협의회가 대립각을 세우면서, 정비사업 인허가권 이양을 둘러싼 입법 대치는 국회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최대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기사인쇄 | 김현숙 기자 Kim_0509@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