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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 속 옥에 티, 이정후의 반복되는 주루사

기사입력 2026-08-25 23:03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홈구장에서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도 주루 플레이 도중 발생한 아쉬운 장면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정후는 25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1회말 첫 타석부터 선제 적시타를 터뜨리며 팀의 5대0 완승을 이끌었다. 상대 에이스의 슬라이더를 정확히 받아친 타구는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안타였고, 이 점수는 그대로 경기의 결승점이 되었다. 하지만 곧이어 터진 후속 타자의 대형 2루타 상황에서 발생한 홈 아웃 장면이 승리의 기쁨 속에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문제의 상황은 1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발생했다. 후속 타자 터너 힐이 우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고, 1루에 있던 이정후는 3루 코치의 팔 돌리는 신호에 맞춰 홈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상대 우익수와 내야진의 완벽한 릴레이 송구에 막혀 이정후는 슬라이딩조차 해보지 못한 채 태그아웃당했다. 현지 중계진은 상대 수비수들의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를 극찬하면서도, 이정후가 세이프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던 상황에서 무리하게 홈 쇄도를 지시한 코치의 판단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정후가 3루 코치의 지시에 따라 홈에서 아웃된 것은 이번 시즌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4월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도 중견수의 여유 있는 수비를 오판한 코치의 사인에 따라 홈을 파고들다 아웃된 전력이 있다. 당시에도 이정후는 아웃 직후 일그러진 표정을 지으며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워싱턴 원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었는데, 매번 선수의 판단보다는 코칭스태프의 적극적인 주루 지시가 화근이 되었다는 점에서 팬들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반복적인 주루사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코칭스태프가 이정후의 실제 주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 시스템인 스탯캐스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정후의 전력 질주 속도는 초속 27.4피트로 전체 조사 대상 선수 중 중간 수준인 270위에 머물러 있다. 루와 루 사이를 주파하는 시간 역시 512명 중 302위로 평균 이하에 속한다. 즉, 이정후는 영리한 주루를 하는 선수이지 리그 정상급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가진 주자는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3루 코치들이 이정후의 'KBO 시절 명성'이나 '빠른 발'이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무리한 도박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 외야진의 송구 능력과 타구의 속도, 그리고 주자의 실제 스피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3루 코치의 판단이 데이터와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다. 선수는 코치의 수신호에 절대적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위치이기에, 반복되는 홈 횡사의 책임은 선수가 아닌 벤치와 코칭스태프가 져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정후는 이날 경기에서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다. 팀 역시 5대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결과를 얻었지만, 효율적인 득점 생산을 위해서는 주루에서의 세밀한 판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정후의 주력이 리그 평균 수준이라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전략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정후의 '억울한 횡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팀의 핵심 타자를 허무하게 홈에서 잃는 실책은 승부처에서 뼈아픈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