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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유니폼 입고 잠든 '양현종 스승' 칸베
기사입력 2026-08-18 20:41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사제지간으로 불리는 칸베 토시오 전 KIA 타이거즈 투수코치가 지난 15일 향년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2008년 한국 땅을 밟은 그는 단 2년이라는 짧은 재임 기간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유망주였던 양현종을 리그를 대표하는 대투수로 길러내며 타이거즈의 2009년 통합 우승을 견인했다. 그의 별세 소식은 일본 현지 매체보다도 먼저 그가 그토록 아꼈던 제자 양현종에게 전달되어 야구 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칸베 코치와 양현종의 인연은 단순한 코치와 선수의 관계를 넘어선 가족과도 같았다. 고졸 2년 차였던 양현종의 잠재력을 알아본 그는 혹독하면서도 따뜻한 지도로 제자의 첫 두 자릿수 승리를 이끌어냈다. 양현종은 평소 자신을 만들어준 은인으로 주저 없이 칸베 코치를 꼽아왔으며, 코치가 일본으로 돌아간 뒤에도 결혼식 초청은 물론 비시즌마다 일본 자택을 직접 방문하며 18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변함없는 예우를 갖춰왔다.

고인은 양현종뿐만 아니라 함께 땀 흘렸던 동료들의 앞날도 늘 축복했다. 곽정철 코치의 부상 회복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함께 투수진을 이끌었던 이강철 감독이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았을 때 누구보다 기뻐하며 한국 야구의 발전을 응원했다. 국적은 달랐지만 그가 보여준 진심 어린 관심은 한국 지도자들에게도 큰 귀감이 되었으며, 이는 통역사였던 한근고 프로와 유족이 직접 연락을 주고받을 정도의 깊은 신뢰 관계로 이어졌다.

칸베 토시오라는 이름은 이제 기록 속에 남겠지만, 그가 심어놓은 장인정신과 제자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은 양현종의 왼손 끝에 남아 계속될 것이다. 두 시즌의 인연을 평생의 의리로 지켜낸 노스승은 마지막 순간까지 푸른 마운드와 붉은 유니폼을 그리워한 진정한 '타이거즈맨'이었다. 국경을 넘은 야구인들의 뜨거운 우정은 승패보다 중요한 스포츠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금 일깨워주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남겼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