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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원전 중단 위기, 다뉴브강 역대 최저 유량
기사입력 2026-08-12 22:19
유럽 대륙이 유례없는 폭염과 가뭄의 이중고에 시달리며 국가 기간 시설 가동이 멈추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고 있다. 루마니아에서는 국가 전체 전력 생산의 20%를 책임지는 체르나보다 원자력 발전소가 냉각수 부족으로 인해 전면 가동 중단 위기에 처했다. 이미 원자로 1기가 멈춰 선 가운데, 다뉴브강의 유량이 역대 최저치 이하로 떨어지면서 남은 원자로마저 가동을 중단하기 위한 기술적 절차에 들어갔다. 강바닥 암반을 폭파하는 극단적인 대책까지 동원했으나 자연의 거대한 갈증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에너지 위기는 루마니아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뉴브강 하류 지역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 탓에 루마니아의 피해가 두드러지지만, 인접국인 헝가리 역시 원전 가동에 난항을 겪으며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루마니아 정부는 8월 한 달을 에너지 비상사태 기간으로 선포하고 기업과 민간에 자발적인 절전을 호소하고 있다.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해 환경 오염 우려가 큰 석탄화력발전을 다시 가동하는 등 탄소 중립 목표마저 위협받는 실정이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서유럽과 남유럽의 상황도 처참하다. 프랑스는 본토의 70% 지역에 물 사용 제한 조치를 내렸으며, 수도 파리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는 최고 수준의 위기 경보가 발령됐다. 관측 사상 가장 뜨겁고 건조한 7월을 보낸 프랑스 농가는 타들어 가는 논밭을 보며 망연자실하고 있다. 이탈리아 역시 최대 쌀 생산지인 포강 유역의 저수위 현상으로 인해 식량 안보에 경고등이 켜졌으며, 알프스 인근 호수들의 수량마저 급감하며 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경제적 손실 규모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EU 전체의 경제적 피해액은 약 1,800억 유로, 한화로 295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올해 유럽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통째로 삼켜버릴 수 있는 규모다. 기후 위기가 단순히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의 생존과 경제적 근간을 흔드는 실존적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유럽 각국은 전례 없는 기후 재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