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계파 대리전 번진 민주당, 전당대회 분열 위기
기사입력 2026-08-10 22:43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가 종반전으로 치닫으면서 후보들 사이의 감정 섞인 공방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9일 강원과 대구·경북 지역에서 열린 순회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당권 주자인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는 당청 관계의 설정과 당 대표 연임 문제를 두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송 후보와 김 후보는 현직 당 대표인 정 후보의 지난 지방선거 책임론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협공을 펼쳤다. 정당의 뿌리라 할 수 있는 험지에서 열린 연설회였지만, 화합보다는 서로를 향한 날카로운 비수가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첫 연설자로 나선 송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의 패배를 정 후보의 실책으로 규정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광역단체장 선거의 승리를 정 후보 개인의 성과로 포장하는 것은 왜곡된 홍보라고 비판하며, 핵심 승부처였던 서울에서의 패배를 뼈아프게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의 기조와 엇박자를 내는 정 후보의 리더십으로는 다가올 보궐선거와 총선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후보의 연임 도전을 두고는 같은 재료로 여러 번 끓여 맛이 변한 음식에 비유하며, 새로운 인물로의 교체가 민주당의 생존 전략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의리와 단결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당직 배분을 논하는 경쟁자들의 태도를 오만함으로 규정하고, 진정한 승리를 위해서는 김대중부터 이재명에 이르는 민주당의 적통 세력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당내에서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비판을 분열을 획책하는 행위로 몰아세우며, 조국혁신당과의 조속한 통합을 통한 단일대오 형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1인 1표제 도입 등 자신의 성과를 부각하며 당원들의 표심에 호소하는 전략을 취했다.

지역 경선을 거듭할수록 당내 계파 간의 골은 깊어지고 있으며, 이는 전당대회 이후의 통합 과정에서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남권 연설회에서는 후보의 발언 도중 연설이 중단될 정도로 지지자들 사이의 대립이 격렬해졌고, 이는 민주당이 처한 분열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8월 17일 최종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후보들의 사활을 건 승부는 계속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입은 상처를 어떻게 치유하느냐가 차기 지도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인쇄 | 김현숙 기자 Kim_0509@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