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03 (Mon) KOREA Edition

정치

이재명 귀국하자마자 '데드크로스', 거부권이 분수령

기사입력 2026-08-03 21:17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거대한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해 국회 문턱을 넘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야권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강력히 압박하고 있으며, 여당인 민주당은 이를 검찰 개혁의 완성이라며 조속한 공포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의 귀국과 맞물려 발표된 국정 수행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 중반까지 떨어지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상황이라 대통령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국민의 엄중한 명령으로 규정하며 배수진을 쳤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청와대 인근에서 현장 회의를 열고, 만약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면 이는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대대적인 탄핵 투쟁까지 예고했다. 특히 야권은 이 대통령이 과거에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언급했던 발언들을 조목조목 짚으며,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민주당과 부당한 거래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야권의 주장을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일축하며 입법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수사 구조 개혁의 핵심임을 재확인하며, 대통령이 당론으로 결정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균열의 조짐은 감지된다. 곽상언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이름을 빌린 무리한 개혁을 비판하며 반대표를 던졌고, 일부 의원들은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예외적 수사권 존치를 주장하는 별도 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의 과거 발언도 이번 결정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기자회견에서 보완수사의 남용은 막아야 하지만,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 국가 업무의 효율적 처리를 위해 예외적인 보완수사는 필요하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최근 국무회의에서도 정책 개혁이 국민의 삶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고 언급하며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현재 민주당 강경파가 밀어붙이는 전면 폐지안과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민심의 흐름은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리얼미터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은 3주 연속 하락하며 45.9%를 기록했고, 부정 평가는 처음으로 50% 선을 돌파했다. 증시 불안과 경제적 위기감, 부동산 세제 논란 등 복합적인 악재가 겹친 가운데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립이 중도층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내릴 결정은 향후 국정 동력을 회복하느냐, 아니면 조기 레임덕의 늪으로 빠지느냐를 결정할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오는 4일 국무회의에 상정되어 최종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여당인 민주당과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지며, 이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향방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반대로 법안을 수용할 경우 야권의 탄핵 공세와 민심 이반이라는 거센 후폭풍을 감내해야 한다. 순방 직후 마주한 이 고차방정식의 해법에 따라 8월 정국은 물론 대한민국 수사 체계의 근간이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인쇄 | 김현숙 기자 Kim_0509@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