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뉴스
고속 열차 쫓는 중국, 반도체 자급률 60% 돌파
기사입력 2026-07-24 18:24
중국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기술 자립을 향한 중국의 의지는 단순한 장려를 넘어 기업들을 향한 강력한 압박과 파격적인 지원이라는 양면 전술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산 반도체 사용을 거부하는 행위를 '배신'으로 규정할 만큼 지도부의 태도가 강경해졌다. 이는 미국의 수출 규제라는 높은 벽을 자국 생산 능력 강화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시진핑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엔지니어 출신인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가 있다. 시진핑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그는 반도체 위원회를 출범시켜 핵심 전문가들을 결집하고, 기존 산업 육성 과정에서 불거졌던 부패 문제를 척결하는 데 앞장섰다. 딩 부총리는 기업들이 시장 논리에 따라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공개(IPO)를 독려하는 한편, 해외 경쟁사에 맞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급여 상한제를 폐지하는 등 파격적인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과거 자국 제품의 성능을 불신하며 구매를 꺼리던 중국 기업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국산 칩을 채택하고 있다. 대표적인 배달 플랫폼 메이퇀은 최근 자사의 최신 AI 모델을 오직 중국산 반도체만을 활용해 학습시켰다고 발표하며 기술 자립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국의 노골적인 요구와 기업들의 기술적 성취가 맞물리며 중국 내 반도체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제조보다 어렵다는 반도체 미세 공정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이 내세운 '자주'의 기치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기술 자립을 향한 중국의 거침없는 질주는 미·중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며, 향후 국제 정세와 글로벌 산업 지형을 뒤흔드는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