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22 (Wed) KOREA Edition

월드뉴스

미 공습에도 이란 요지부동, CIA의 경고

기사입력 2026-07-22 00:29

 미국이 이란을 향해 고강도 군사 압박을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핵 포기나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등 핵심 쟁점에서 양보를 얻어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미 정보당국의 냉정한 진단이 나왔다. 중앙정보국(CIA)을 필두로 한 미 정보 공동체는 최신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상당한 군사적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의 통제력과 체제 내구성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군사적 타격이 곧바로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대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공습으로 고위 지도부와 주요 군사 장비를 잃었지만, 이동식 미사일 전력과 지하 저장 시설을 활용한 비대칭 대응 능력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이란은 해상 봉쇄 상황에서도 최소 3개월에서 4개월 이상을 견딜 수 있는 보급 역량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미 정보당국은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닫지도, 그렇다고 완전한 평화를 이루지도 못한 채 교전과 소강상태를 반복하는 '회색 지대'의 대치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반격 수위도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이란 측은 역내 미군 거점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 장면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심리전 문구를 노출하며 결전 의지를 다졌다. 이들은 고체 및 액체 연료 미사일과 무인기를 동원해 요르단과 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하는 등 미국의 작전 비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비대칭 전술은 미국의 압도적인 화력 우위 속에서도 이란이 협상 주도권을 놓지 않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군사적 충돌이 격화되면서 미군의 인명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최근 열흘간 이어진 공습 과정에서 미군 장병 약 10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요르단과 이라크 등지에서는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즉각적인 보복과 대가 지불을 경고하고 나섰으나, 지상군 투입을 배제한 현재의 공습 위주 작전으로는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확전으로 인한 정치적 부담은 미국 정부의 선택지를 좁히고 있다.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주요 중재국들은 최근 양측에 10일간의 휴전안을 제시하며 지난달 합의했던 임시 양해각서의 복원을 타진 중이다. 이란 외무부 역시 외교적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점을 인정했으나, 내부적으로는 타협을 주장하는 온건파와 이슬람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 사이의 권력 투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미 정보당국은 전쟁 국면이 길어질수록 이란 내 강경파의 영향력이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전선이 홍해와 아덴만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심각한 변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인근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호르무즈해협에 이어 세계 물류의 동맥인 수에즈 운하 경로까지 위협받고 있다. 미국의 공습이 계속될수록 역내 무장 세력들의 동시다발적 공격이 거세질 것으로 보여, 중동 전체가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로 빠져들 위험이 커지고 있다. 결국 미·이란 분쟁은 단기적 승패가 아닌, 누가 더 오래 고통을 견디느냐의 싸움으로 변모하고 있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