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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함은 '팀 유럽', 전차는 'K-방산' 택한 이유
기사입력 2026-07-10 22:39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이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십 단계로 진입했다. 최근 공개된 K2 전차 210대 규모의 3차 실행계약(EC3) 세부 조항에 따르면, 이번 계약의 핵심은 폴란드 현지 조립 생산과 파격적인 핵심 기술 이전이다. 미국 군사 전문 매체 19포티파이브는 폴란드가 한국산 K2 전차를 최대 1000대까지 확보함으로써 서유럽 최강의 기갑 전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3차 물량은 폴란드군의 실전 피드백을 반영한 현지 맞춤형 모델인 K2PL로 구성되어 양국 간 기술 결합의 정점을 보여줄 예정이다.이번 계약의 가장 큰 특징은 한동안 가동이 멈췄던 폴란드 국영 방산 공장을 한국의 기술로 되살린다는 점이다. 현대로템은 전차 완제품을 넘겨주는 방식에서 탈피해 폴란드 현지 공장에서 라이선스 생산이 가능하도록 생산 라인 구축과 기술 전수를 약속했다. 이는 폴란드가 단순한 수입국을 넘어 유럽 내 전차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도약하려는 의지와 한국의 유연한 협력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 사업을 통해 향후 10년간 1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며 침체된 자국 산업 기반의 재건을 노리고 있다.

반면 전차 사업의 승전보와 달리 잠수함 사업에서는 '팀 유럽'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폴란드는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인 오르카 프로젝트에서 한국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대신 스웨덴의 사브를 우선 파트너로 낙점했다. 잠수함은 운용 수명이 40년에 달하는 전략 자산으로, 발트해라는 특수한 지리적 요건과 북유럽 안보 협력 체계가 우선시되는 영역이다.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서는 한국이 앞섰으나, 유럽 국가들 간의 정치적 결속과 장기적인 군수 지원망이라는 전략적 요소에서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은 폴란드를 K2 전차의 유럽 생산 및 정비 허브로 구축해 인근 운용국들의 정비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폴란드가 한국의 고객에서 제조 파트너로 변모함에 따라 유럽 내 K-방산의 공급망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방산이 유럽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토 회원국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산업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한다. 폴란드 현지에서 하역되는 K2 전차는 이제 한국 방산이 유럽의 산업 파트너로 거듭나는 새로운 시대의 상징이 되고 있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