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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의 작심 발언 예고, 축구협회 '초긴장'

기사입력 2026-07-08 23:53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받아 들고 미국으로 떠났던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국회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청문회에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일 출국 당시 거취와 관련해 함구했던 홍 전 감독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대한축구협회 현안 관련 청문회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침묵으로 일관하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월드컵 실패 원인과 대표팀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어 축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 전 감독은 지난달 사퇴 기자회견에서도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준비된 입장문만 읽고 자리를 떠나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언젠가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묘한 여운을 남긴 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후 대표팀 내부에서는 고참급 선수들과 후배들 사이의 인터뷰 보이콧을 둘러싼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고, 홍명보호의 리더십 부재가 월드컵 참패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홍 전 감독의 청문회 출석은 이러한 내부 사정을 가감 없이 드러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의 사후 대응 역시 팬들의 분노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협회는 탈락 확정 닷새 만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구체적인 쇄신안이나 책임 소재 파악 없이 원론적인 내용에 그쳐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심지어 일본 매체인 닛칸스포츠는 한국 팬들의 반응을 인용하며 해당 사과문이 초등학생 수준이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다. 라이벌 국가에서조차 한국 축구 행정의 난맥상을 조롱거리로 삼는 상황에 이르자 협회 지도부를 향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몽규 전 회장을 포함한 협회 수뇌부에 대한 책임론은 이제 국회와 수사기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것과 별개로 국회 차원에서도 이번 사태를 엄중히 보고 청문회 개최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축구 팬들은 협회가 그동안 폐쇄적인 운영으로 일관하며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갉아먹었다고 비판하며, 이번 기회에 투명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홍 전 감독의 출석 의사는 이러한 외부 압박에 직면한 협회에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홍 전 감독이 청문회장에 설 경우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선수단 관리 실패와 협회의 지원 체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기간 중 불거진 선수들 간의 의견 차이가 실제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감독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환경이었는지에 대한 증언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또한 협회가 감독 선임과 운영 과정에서 보여준 행정적 결함에 대해서도 홍 전 감독이 작심 발언을 쏟아낼지 관심사다. 그가 남긴 "할 이야기는 있다"는 말이 협회를 향한 것인지, 아니면 선수단을 향한 것인지에 따라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결국 홍명보 전 감독의 귀국과 청문회 출석 여부는 한국 축구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한 명의 지도자를 질타하는 자리를 넘어, KFA의 고질적인 병폐를 도려내고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홍 전 감독이 국회의 부름에 응해 월드컵 현장에서 겪은 실상을 낱낱이 공개할 경우, 정몽규 체제 이후 지속된 축구협회의 거버넌스 위기는 최대 고비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