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선관위 '투표용지 부족' 질타에 졸음까지
기사입력 2026-07-01 22:11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일 실시한 2차 기관보고에서 여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무능한 선거 행정과 불투명한 조직 운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국정조사는 선거 당일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가 모자라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했던 초유의 사태를 규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야 위원들은 헌법기관인 선관위가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을 침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부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국회를 기만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선관위의 안일한 대응은 국정조사 자료 제출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여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은 선거 당일 접수된 민원 상세 내역조차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선관위의 답변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야당 간사인 서범수 의원 역시 보고 직전에서야 방대한 분량의 자료를 던져주듯 제출하고 정작 실무자와는 연락조차 되지 않는 선관위의 행태를 '철밥통'이라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헌법기관이라는 권위 뒤에 숨어 기본적인 소통조차 거부하는 조직적 폐쇄성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선거 당일의 보고 체계와 현장 관리 부실에 대한 구체적인 증언도 이어졌다. 전용기 의원은 선관위가 공식적인 보고 시스템 대신 카카오톡 채팅방에 의존해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미 선거일 오후부터 투표용지 부족을 알리는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불구하고 본부 차원의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선관위의 위기관리 능력이 사실상 마비 상태였음을 방증하며, 국가 중대사인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자격 미달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국민적 공분 속에서 진행된 국정조사였지만 정작 증인석에 앉은 선관위 관계자들의 태도는 실망감을 안겼다. 여야 위원들의 날 선 질타가 이어지는 와중에도 일부 증인들이 졸거나 불성실한 자세로 임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국민의 참정권이 훼손된 엄중한 상황에서도 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는 선관위의 모습은 국정조사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선관위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과 시스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치러질 선거의 정당성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기사인쇄 | 김현숙 기자 Kim_0509@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