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민연금 비중 확대, 노후 자금 안전한가?
기사입력 2026-07-01 22:38
국내 증시가 유례없는 급등락을 반복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10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9000선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최고치를 경신한 바로 다음 날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네 차례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시장의 기초 체력이 약해진 가운데, 이러한 혼란의 배후로 국민연금의 투자 정책 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자본시장의 거대한 축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급격히 높이면서 시장의 자연스러운 조절 기능을 마비시키고 변동성을 오히려 키웠다는 분석이다.글로벌 금융기관인 바클레이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의 운영 방식 변경이 시장 안정화 장치가 아닌 변동성 기폭제로 작용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는 상법 개정과 AI 산업의 성장 등 체질 개선을 근거로 비중 확대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시장의 시각은 냉담하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4%에서 단기간에 20.8%까지 끌어올린 결정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자극하고 시장의 과열을 부추겼다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마지막 보루가 특정 정책 목적을 위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민연금이 지난 수년간 유지해 온 해외 투자 확대 기조를 단 2년 만에 뒤집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국내 시장에만 국한된 투자가 수익성과 안정성을 해친다는 비판을 수용해 국내 주식 비중을 점진적으로 낮춰왔다. 그러나 최근 정부는 시장 상황과 기금 수익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짧은 설명과 함께 정책 방향을 정반대로 돌려세웠다. 이러한 급작스러운 선회는 국민연금이 본연의 목적인 수익 극대화보다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뒷받침하는 '국원동력'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뒷받침한다.

결국 지금의 국장 과열과 변동성 확대는 국민연금의 무리한 비중 확대가 가져온 예고된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체질 개선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금의 자금력만으로 지수를 떠받치는 방식은 사상 누각에 불과하다. 만약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나 예기치 못한 악재로 증시가 급락할 경우, 비중을 높여 놓은 국민연금의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정부와 국민연금은 바클레이스의 경고를 단순한 외부의 시각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재점검하고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기사인쇄 | 성승훈 기자 ssh1780@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