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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천황 안 된다" 일 정부, 민심 73% 외면?
기사입력 2026-06-25 22:57
일본 다카이치 정부가 황족 수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황실기본법 개정안 초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급격히 감소하는 황족 수를 보존하여 황실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여성 천황 인정 여부는 결국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여성 황족이 결혼 후에도 신분을 유지하고, 과거 황적에서 이탈했던 가문의 남성을 양자로 들여 황실의 외연을 넓히는 우회적인 방식을 선택했다.개정안의 첫 번째 축은 여성 황족의 잔류다. 현행 제도하에서는 여성 황족이 민간인과 결혼할 경우 즉시 황족 신분을 상실하지만, 앞으로는 결혼 후에도 황실에 남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다만 현재 생존해 있는 여성 황족들에게는 본인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경과 조치를 두어 급격한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을 방지하고자 했다. 그러나 잔류하는 여성 황족의 배우자와 자녀에게 어떤 신분을 부여할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을 두지 않아 향후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이러한 정부의 방침은 여성 천황을 지지하는 압도적인 국민 여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약 73%가 여성 천황 도입에 찬성하고 있으며, 특히 대중적 호감도가 높은 아이코 내친왕이 천황이 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이 국민의 총의를 담기보다는 보수 집권당인 자민당과 유신회의 정치적 타협물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일반인으로 살아온 남성을 강제적으로 황족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인권 문제와 당사자의 거부감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여성 천황에 부정적인 이유는 '여계 천황'으로의 전이를 막기 위함이다. 여성 천황이 즉위한 뒤 낳은 자녀가 황위를 잇게 되면 부계 혈통이 끊긴다는 논리다. 여기에 일부 우파 세력은 여성 천황 지지 여론이 외부 세력에 의해 조작되어 일본의 정체성을 흔들려 한다는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결집하고 있다. 전통 수호와 시대적 변화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일본 황실의 미래를 결정지을 법안은 이제 국회의 심판대 위에 오르게 됐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