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 선관위 국조, "투표용지 부족은 참사"
기사입력 2026-06-24 00:26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3일 전체회의를 열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관리 체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는 선관위의 미흡한 보고 체계와 대응 능력 부재로 인해 국민의 소중한 참정권이 침해된 상황을 '국가적 망신'으로 규정하며 몰아세웠다. 특히 선거 당일 현장의 투표 중단 상황이 지휘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선관위 내부의 기강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야당인 국민의힘은 위철환 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을 정조준하며 강력한 사퇴 압박을 가했다. 위 직무대행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라는 점을 들어 '보은 인사'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9명의 선관위원 중 유일한 상임위원으로서 이번 사태에 총체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위 직무대행은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설을 강하게 부인하며, 사고 수습을 위해 자리를 지켜왔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국민의힘은 위 직무대행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아 탄핵안 발의까지 검토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오전 회의에서는 증인들의 무더기 불출석 사태가 벌어져 여야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채택된 증인 43명 중 16명이 비상임 위원이라는 이유 등으로 불참하자, 여야 의원들은 '집단 항명'이라며 강력히 질타했다. 결국 위 직무대행의 긴급 조치로 오후 회의에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 등 주요 인사들이 뒤늦게 출석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직 선관위원장의 외유성 해외 출장 등 방만 경영 사례들이 추가로 폭로되면서 선관위를 향한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국정조사 특위는 다음 달 추가 업무보고와 현장조사, 청문회 등을 통해 진상 규명을 이어갈 계획이다. 사상 초유의 투표 중단 사태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선관위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예고된 가운데,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참정권 침해라는 본질적인 문제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공방이 거세지면서, 이번 국정조사가 실효성 있는 선거 제도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국민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기사인쇄 | 김현숙 기자 Kim_0509@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