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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 월드컵 결승골 넣고도 퇴출 위기?

기사입력 2026-06-23 23:01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차세대 스트라이커 오현규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소속팀 베식타시에서 입지가 흔들리는 기묘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체코와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오현규는 후반 교체 투입 10분 만에 감각적인 왼발 슈팅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당시 베식타시 구단은 공식 채널을 통해 오현규의 득점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하며 자국 스타의 활약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당시 튀르키예 현지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베식타시 팬들은 SNS를 통해 오현규를 '베식타시의 아이'라 부르며 축하 메시지를 쏟아냈고, 현지 주요 매체들도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꾼 그의 결정력을 극찬했다. 특히 NTV 등 현지 방송은 오현규가 38도의 고열을 앓는 악조건 속에서도 월드컵 무대에서 투혼을 발휘했다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한국에 있는 그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식당이 응원을 위해 휴업한다는 소식까지 상세히 보도될 정도로 오현규는 명실상부한 베식타시의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월드컵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구단 내부 기류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오현규 영입을 주도했던 세르겐 얄친 감독이 물러나고,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빈센초 이탈리아노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부터다. 피오렌티나와 볼로냐를 이끌며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해온 이탈리아노 감독은 자신의 전술에 부합하는 새로운 공격수 영입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시즌 공식전 16경기 8골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둔 오현규가 개편 대상으로 거론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현지 언론 악삼(AKSAM)에 따르면 이탈리아노 감독은 그리스 국가대표 출신이자 벤피카의 핵심 골잡이인 반겔리스 파블리디스를 영입 1순위로 낙점했다. 파블리디스는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에서 통산 60골을 몰아친 검증된 공격수로, 유럽 5대 리그 수준의 화력을 갖춘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새 감독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파블리디스 영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 가치가 최고점에 도달한 오현규를 매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오현규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지난겨울 베식타시 합류 이후 짧은 시간 안에 리그에 적응하며 팀의 핵심 화력으로 자리 잡았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손흥민의 뒤를 잇는 해결사로서 완벽한 폼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1차전 승리의 주역이 소속팀 복귀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은 프로 세계의 냉혹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결국 오현규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퇴출설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남은 월드컵 경기에서 더욱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베식타시 보드진은 현재 새 감독의 전술적 요구와 오현규를 향한 팬들의 막강한 지지 사이에서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파블리디스 영입이 가속화될 경우 오현규의 이적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 영웅으로 떠오른 오현규가 대회를 마친 뒤 어떤 유니폼을 입게 될지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짊어진 젊은 공격수에게 이번 월드컵은 단순한 국가 대항전을 넘어 자신의 커리어를 지키기 위한 절박한 생존의 무대가 되었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