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기름값 최고가 유지… "언제든 종료"
기사입력 2026-06-18 21:22
정부가 그동안 여섯 차례에 걸쳐 갱신해온 석유제품 최고가격제를 추가 차수 변경 없이 당분간 현 상태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국제 유가 흐름과 중동 정세를 면밀히 살핀 뒤,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제도를 종료하겠다는 정부의 유연한 대응 의지로 풀이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현행 6차 최고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며, 향후 7차 시행 여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 상황과 국제 유가 추이를 지켜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분간 휘발유는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의 상한가가 적용된다.정부 내부에서는 사실상 최고가격제 종료를 위한 출구 전략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로운 차수를 시행할 경우 최소 2주간 제도를 지속해야 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기 때문에, 차수 변경 없이 현행 가격을 유지함으로써 조기 종료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음 주 초까지 시장의 변화를 주시하겠다고 언급하며 제도 폐지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체결 소식에 힘입어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까지 내려앉는 등 종료를 위한 대외적 요건은 상당 부분 충족된 상태다.

가장 큰 쟁점인 정유사 손실 보전 작업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발생한 정유사의 적자를 메워주기 위해 '원가 가산 방식'의 보상안을 확정했다. 원유 도입 비용과 인건비, 유통비 등 실제 발생한 원가에 정부가 정한 적정 마진을 더해 지급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관련 재정 지원 규정에 대한 행정예고가 시작되었으며, 정부는 이미 확보해 둔 4조 2,000억 원 규모의 예비비와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하면 보상 재원은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보상금이 지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산 대상 기간이 3월 중순부터 6월 말까지인 만큼, 자료 제출과 심의 과정에만 수개월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산위원회의 심사 명단과 회의록을 비공개로 부쳐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보상 규모를 둘러싼 정유사별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최종 정산 결과가 나오기까지 에너지 시장의 긴장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인쇄 | 성승훈 기자 ssh1780@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