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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데르 파르트, 일본 외모 비하에 '뭇매'
기사입력 2026-06-18 20:49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네덜란드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인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가 인종차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5일 열린 네덜란드와 일본의 조별리그 F조 1차전 중계방송이었다. 네덜란드 공영방송 ‘NOS’의 해설자로 나선 그는 경기 막판 일본의 극적인 동점골 상황을 분석하던 중, 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내뱉어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경악케 했다.당시 네덜란드는 일본과 치열한 접전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판 데르 파르트는 후반 43분 일본의 코너킥 득점 장면에서 네덜란드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의 대인 마크가 허술했던 점을 지적했다. 문제는 그 원인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는 "일본 선수들은 모두 똑같이 생겨서 판 더 펜이 마크 대상을 혼동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던졌다. 현장 스튜디오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자 그는 즉시 농담이라며 수습하려 했으나, 이미 인종차별적 편견이 담긴 발언은 생중계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 뒤였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축구계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판 데르 파르트가 "해석의 차이일 뿐 의도는 없었다"는 식의 방어적인 태도를 보인 점이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월드컵이라는 글로벌 축제의 장에서, 그것도 공적 책임을 지는 해설위원이 특정 인종의 외모 특징을 희화화한 것은 명백한 혐오 표현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특히 과거 레알 마드리드와 토트넘 등 명문 클럽에서 활약하며 수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던 전설의 실언이기에 실망감은 더욱 컸다.

현재 판 데르 파르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스포츠계에 여전히 뿌리 깊게 박힌 인종적 편견을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FIFA가 내세우는 ‘세상을 연결하는 축구’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진 가운데, 이번 사태가 향후 월드컵 중계 가이드라인과 해설자 자격 요건 강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판 데르 파르트의 실언은 기록적인 무승부보다 더 뼈아픈 오점으로 이번 월드컵 역사에 남게 되었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