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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투헬 재회도 무산…FIFA 랭킹 4계단 차이가 갈라놓은 잔인한 현실
기사입력 2025-12-12 18:49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둔 3월 A매치 기간, 한국과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수개월간 마치 '패키지'처럼 움직이며 같은 상대를 연달아 상대해왔던 두 팀의 동행이 마침내 깨진 것이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11일, 토마스 투헬 감독이 이끄는 자국 대표팀이 오는 3월 31일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친선 A매치를 치른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일본은 월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는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상대로 본선 무대를 대비한 최상의 스파링 파트너를 확보하게 된 반면, 당연히 잉글랜드와 만날 것으로 기대했던 홍명보호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한국 축구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그동안 대표팀은 9월 미국과 멕시코, 10월 브라질과 파라과이, 11월 볼리비아와 가나를 상대로 일본과 똑같은 대진을 소화하는 '1+1' 형태의 평가전을 치러왔다. 이 때문에 일본이 잉글랜드와 평가전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다수는 한국 역시 자연스럽게 다음 상대로 포함될 것이라 예상했다. 특히 과거 바이에른 뮌헨에서 사제의 연을 맺었던 김민재와 투헬 감독이 적으로 재회하는 흥미로운 그림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이 모든 기대는 투헬 감독의 냉정한 한마디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파트너를 잃고 홀로 남겨진 홍명보호는 이제 원점에서 3월 A매치 상대를 다시 물색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올수록 각국은 자국의 조별리그 상대와 비슷한 스타일의 팀을 찾아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기 때문에, 수준 높은 평가전 상대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일본이 잉글랜드라는 최적의 카드를 손에 쥐고 월드컵 플랜을 착실히 점검하게 된 반면, 한국은 당장 3월의 계획부터 불투명해지면서 본선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이번 '잉글랜드 쇼크'는 국제 축구계의 냉정한 현실과 FIFA 랭킹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대표팀의 여정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다시 한번 뼈아프게 확인시켜 준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