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2 (Fri) KOREA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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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300개 행사…중국, APEC 앞세워 '경제 영토' 과시한다

기사입력 2025-12-12 19:03

 올해 경주에서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열기가 내년에는 중국으로 이어진다. 차기 APEC 정상회의는 2026년 11월 18일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중국의 '혁신 수도'로 불리는 남부 도시 선전(深圳)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최종 확정되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이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선전에서 열린 APEC 고위급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중국이 본격적인 'APEC 중국의 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내년 APEC 정상회의의 대주제를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건설, 공동 번영 촉진'으로 설정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3대 우선 협력 분야로 '개방', '혁신', '협력'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 협력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공동 운명체를 구축하고 함께 번영의 길로 나아가자는 중국의 원대한 비전이 담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혁신'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개최 도시로 중국의 실리콘밸리인 선전을 선택한 것은, 이번 APEC을 통해 자국의 첨단 기술력과 미래 산업 비전을 전 세계에 과시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내년 한 해 동안 중국 대륙은 거대한 'APEC 축제의 장'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중국은 정상회의 본행사 외에도, 'APEC 중국의 해'를 맞아 약 300회에 달하는 크고 작은 관련 행사를 중국 전역에서 연중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상회의에 앞서 2월 광저우, 5월 상하이, 8월 다롄에서 각각 분야별 고위급 회의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 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중심지이자 무역, 금융, 산업의 핵심 거점인 이들 도시를 순회하며 APEC 회원국들에게 중국의 발전상과 경제적 영향력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달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의장직을 공식 인계받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차기 회의 개최지로 선전을 직접 지목하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경주에서 선전으로 이어지는 APEC 릴레이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질서 속에서 중국의 역할과 리더십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중국이 자신의 안방에서 개최하는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어떤 새로운 질서와 비전을 제시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혁신의 도시' 선전으로 집중되고 있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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