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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팔아 '현재'를 샀다?…모두가 의아해한 시애틀의 폭탄 트레이드, 대체 왜?

기사입력 2025-12-08 17:35

 '좌완 파이어볼러는 지옥에 가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야구계의 오랜 속설이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한번 증명됐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157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불펜 투수를 얻기 위해 팀 내 최고 포수 유망주를 내주는 대규모 출혈을 감수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8일(한국시각), 시애틀이 팀 내 포수 1위 유망주인 해리 포드와 우완 유망주 아이작 리온을 워싱턴 내셔널스로 보내고, 좌완 불펜 투수 호세 A. 페레르를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2대3 빅딜을 성사시킨 지 불과 3일 만에 터진 또 다른 폭탄 트레이드로,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시애틀이 미래의 주전 안방마님 자리를 포기하면서까지 얻고자 한 페레르는 그만한 가치가 있는 투수로 평가받는다. 2025시즌 72경기에 등판해 76⅓이닝을 소화하며 21홀드, 11세이브, 평균자책점 4.48을 기록했다. MLB닷컴은 "페레르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7.7마일(약 157km)에 달하며, 땅볼 유도 비율은 64.3%로 리그 상위 1%에 해당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시애틀은 이 트레이드를 통해 그토록 원하던 좌완 필승조 카드를 손에 넣었지만, 동시에 팀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했던 핵심 유망주와 눈물을 머금고 이별해야 했다.

 


시애틀이 내준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다. 해리 포드는 시애틀이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2번으로 지명한 대어로, 팀 내 전체 4위이자 포수 중에서는 단연 1위로 꼽히던 최고 유망주였다. 올해 빅리그에 데뷔해 8경기를 소화했으며, 올 시즌 트리플A에서는 16홈런, OPS 0.868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특히 그는 뛰어난 경기력 외에도 훌륭한 리더십과 공감 능력, 그리고 야구 외적인 자선 활동으로도 좋은 평판을 쌓아왔다. MLB닷컴은 "워싱턴에서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면 훨씬 더 넓은 활주로를 달리게 될 것"이라며 그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시애틀의 이번 결정은 상당히 의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팀에는 이미 올해 포수 최초로 60홈런 고지를 밟으며 MVP 경쟁까지 벌인 칼 롤리라는 걸출한 주전 포수가 있지만, 베테랑 백업 포수 미치 가버가 FA로 풀리고 포드까지 트레이드되면서 이제 40인 로스터에 남은 포수는 롤리 단 한 명뿐이다. MLB닷컴은 "오랫동안 팀의 장기 계획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던 포드와 결별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시애틀이 페레르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라면서도, "동시에 다른 곳에서 포수진을 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시애틀은 미래의 불확실성을 감수하는 대신, 당장 마운드에서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강력한 좌완 파이어볼러를 선택하는 위험한 도박을 감행한 셈이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