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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 유격수' 안재석 있는데…두산, 박찬호 영입은 '사치'일까
기사입력 2025-11-13 17:28
두산 베어스가 FA 시장에 나온 유격수 박찬호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팀 내부 사정을 고려했을 때, 박찬호 영입이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거포 유격수'라는 잠재력을 보여준 안재석의 존재다. 2021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안재석은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7월 복귀해 35경기에서 타율 0.319, 홈런 4개, OPS 0.911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15~20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파워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안재석을 중심으로 내야진을 재편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이득이라는 판단이다. 현재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서 혹독한 훈련을 소화하며 기량 향상에 매진하고 있는 안재석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FA 영입설을 잠재우고 있다.물론 현재 두산의 주전 유격수 자리가 비어있다는 점은 박찬호 영입설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다. 안재석이 아직 풀타임 주전으로 검증되지 않았고, 이유찬, 오명진 등 다른 유격수 자원들도 확실한 주전감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풀타임 경험이 풍부한 박찬호가 합류한다면 안정적인 내야진을 구축하고, 안재석이 차기 주전으로 성장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박찬호의 공격력은 뚜렷한 한계를 보인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이 5개에 불과하고, 투수 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게 되면 장타 생산 능력은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수비력은 안정적이지만, 공격력에서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박찬호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오버페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두산이 FA 시장에서 지갑을 연다면, 그 대상은 박찬호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선수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두산의 전력을 고려했을 때, 유격수보다는 타선이나 마운드를 보강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박찬호 영입에 대한 관심의 끈을 완전히 놓지는 않겠지만, 다른 구단과의 치열한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영입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두산은 '집토끼'인 안재석을 중심으로 한 내부 육성을 통해 유격수 문제를 해결하고, FA 시장에서는 팀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른 포지션의 선수를 물색하는 실리적인 선택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 영입은 두산에게 '매력적인 카드'가 아닌 '필수 카드'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기사인쇄 | 한유진 기자 yujin2@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