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탈퇴했더니 밥줄 끊겠다 보복?…쿠팡노조, 민노총에 ‘전쟁 선포’
기사입력 2025-11-07 18:26
쿠팡의 새벽을 책임지는 배송기사들이 상급 단체였던 민주노총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 민주노총이 추진하는 ‘새벽배송 금지’ 주장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부당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과거 민주노총을 탈퇴한 것에 대한 명백한 ‘정치적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쿠팡의 직고용 배송기사로 구성된 쿠팡친구 노동조합(쿠팡노조)은 7일 성명서를 통해, 노동자의 권익을 대변해야 할 노동조합이 오히려 조합원의 밥줄을 끊으려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민주노총의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쿠팡노조의 주장은 단호하다. 이들은 “조합원의 일자리를 빼앗는 주장을 노동조합이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민주노총이 이러한 주장을 고수하는 배경에는 그들만의 조직 이기주의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쿠팡노조는 “대다수 야간 배송 기사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민주노총만이 이를 고수하는 것은, 그들의 조합 내에 야간 배송기사 비율이 극히 낮기 때문에 나머지는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의미로 보일 정도”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사실상 쿠팡 소속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한 채, 자신들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다. 앞서 쿠팡노조는 2023년, 거대 담론이나 정치적 활동보다는 조합원의 실질적인 권익 향상에 집중하겠다며 조합원 93%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민주노총을 탈퇴한 바 있다.

결국 쿠팡노조는 정부를 향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보장하라고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에서 “정부는 쿠팡노조의 사회적 대화기구 참여를 즉시 보장하라”고 요구하며, 더 이상 민주노총이 전체 노동자의 의견을 대변하는 유일한 창구인 것처럼 행세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새벽배송이라는 구체적인 현안을 둘러싼 이번 갈등은, 민주노총이라는 거대 조직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신생 노조가 자신들의 생존권과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치열한 싸움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기사인쇄 | 성승훈 기자 ssh1780@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