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즈벡보다 못하다니…'열정 소멸' 한국 직장, 최소한의 일만 하는 사람들
기사입력 2025-11-05 17:22
한국 직장인들의 업무 열정이 세계 평균에 크게 못 미치는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여론조사 기업 갤럽이 발표한 '2024년 국가별 업무 몰입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신의 업무에 진심으로 몰입하고 있다고 응답한 한국 직장인의 비율은 13.8%에 불과했다. 이는 조사 대상 140개국 중 105위에 해당하는 하위권 성적으로, 전 세계 평균인 21%는 물론 동아시아 지역 평균인 18%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단순히 열정이 없는 것을 넘어,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고 성과를 갉아먹는 '적극적 비몰입' 직원의 비율이 23.9%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업무에 헌신하는 직원보다 조직에 노골적인 불만을 품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직원이 두 배 가까이 많다는 의미로, 한국 기업들의 조직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시사한다.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순위는 기존의 경제 발전 수준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더욱 흥미롭다. 업무 몰입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우즈베키스탄(45.3%)이었으며, 세네갈(43.1%), 몽골(41.2%), 필리핀(38.0%) 등 개발도상국들이 대거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북중미와 라틴 아메리카 지역(평균 31%)의 몰입도 역시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한국과 비슷한 경제 구조를 가진 선진국들의 성적은 대체로 저조했다. 스위스(7.5%), 프랑스(7.9%), 영국(9.6%) 등 서유럽 국가들 역시 한국과 마찬가지로 낮은 몰입도를 보였다. 이웃 나라 일본은 6.9%로 한국보다도 순위가 낮은 136위를 기록했지만, 조직에 해를 끼치는 '적극적 비몰입' 직원 비율은 21.9%로 한국보다 소폭 낮아, 문제의 심각성은 오히려 한국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갤럽은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이 직원 개개인의 태만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지적했다. 보고서는 "직원 몰입도가 낮다는 것은 곧 조직이 직원의 성장에 몰입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즉, 회사가 직원에게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성과에 대한 공정한 인정과 보상을 제공하지 않으며, 성장할 기회를 주지 않을 때 직원들은 마음의 문을 닫는다는 것이다. 결국 낮은 업무 몰입도는 한국 기업들이 직원을 단순한 부품이 아닌, 함께 성장해야 할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개인의 '열정 부족'만을 탓한다면, 한국 기업들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기사인쇄 | 성승훈 기자 ssh1780@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