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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덕수, 김문수에 최후통첩..“약속 안 지키면 사실 밝힐 것"

기사입력 2025-05-08 15:47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오후 4시 재회동을 공식 요청하며, 대선 후보 단일화 논의에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제시했다. 이날 오전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한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후 4시에 김 후보와 만나 그가 수차례 공언했던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양측 간 사실상 교착 상태에 빠진 단일화 논의에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후보는 김 후보가 그간 여러 차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단일화 논의를 즉각 시작하겠다”고 밝혀온 점을 상기시키며,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실례이며, 민생을 걱정하는 이들에게 결례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모두 당에 일임하겠다”며 “당이 정하는 방식에 무조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예정된 오후 토론회에 대해서도 “김 후보가 불참하더라도 참석하겠다”고 밝혀, 당 주도의 단일화 구도를 공고히 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한 후보는 전날 김문수 후보와 진행된 1시간 넘는 비공개 회동에 대해서도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김 후보는 아무런 대안도 없이 당이 자신을 괴롭혔다는 이야기만 반복했다”며 “왜 마음대로 할 수 없냐는 주장만 늘어놨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한 발언들은 정말 사소하고 논의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며 “사실이 아닌 말을 반복하는 것 같아, 오후 4시 회동이 끝나면 김 후보와 함께 기자들 앞에 서서 바로잡겠다”고 경고했다.

 

 

 

이날 한 후보의 발언은 단일화 논의의 쟁점을 ‘진정성’과 ‘책임’으로 압축하며 김 후보 측의 태도에 대해 정치적 압박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특히 단일화 방식을 전적으로 당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은, 김 후보가 주장해온 “후보 간 협상 우선론”이나 “당 개입 반대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한 후보는 여론조사든, 전당원 투표든 당이 정하는 대로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하며 김 후보의 고립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하는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발언은 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한 후보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당의 공식 절차에 김 후보가 따르지 않을 경우 정치적 부담을 지우겠다는 압박으로도 읽힌다. 실제로 김 후보는 지금까지 당이 개입하는 형태의 단일화 방식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지만, 한 후보가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천명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단일화 논의를 당 주도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오후 4시에 예정된 양측 회동은 단일화 논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가 이 회동에 응하고 실질적 진전을 보일 경우, 대선 국면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지만, 또 다시 공회전하거나 결렬된다면 단일화 논의는 사실상 좌초되거나, 당 중심의 강제적 통합 시나리오가 급부상할 수 있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이날 오전까지 한 후보의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며, 실제 회동 참석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한편, 한 후보는 김 후보가 재차 단일화 논의에 소극적이거나 사실 왜곡을 지속할 경우, 언론 앞에서 김 후보와 공동으로 입장을 밝히겠다는 계획까지 공개하며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일화 문제를 더 이상 비공개 내부 협상에만 맡기지 않고, 공개적 정치적 책임을 요구하는 수순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 후보는 “김 후보의 사실과 다른 말은 그냥 넘기지 않겠다”며 정치적 진정성과 책임 있는 태도를 강조했다.

 

결국 이번 오후 회동은 양측 모두에게 정치적 명분과 책임, 그리고 국민의 신뢰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결단”을 호소하며 김 후보에게 마지막으로 손을 내밀었고, 김 후보가 이 손을 잡을지 여부는 향후 단일화 판도뿐 아니라 야권 전체의 향배를 가늠할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인쇄 | 김현숙 기자 Kim_0509@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