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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뉴스

트럼프 일가 가상화폐 3조 횡재, 개미는 파산

기사입력 2026-06-10 21:5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그 일가가 가상화폐 관련 사업을 통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는 동안, 일반 투자자들은 같은 규모의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대통령의 이름과 얼굴을 내세운 4개의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약 23억 달러(한화 약 3조 5,100억 원)를 벌어들였다. 반면 이들을 믿고 투자에 나선 약 100만 명의 개인 투자자들은 동일한 액수인 23억 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산된다. 권력의 정점에 있는 대통령 일가가 자기 자본 투입 없이 화제성만을 이용해 이익을 독점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중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특정 코인 구매를 노골적으로 독려하며 가격 부양을 주도했다. 지난해 1월 행정부 출범 직전에는 '달러 트럼프' 코인을 사라는 글을 올려 가격을 600% 이상 폭등시켰으며, 대선 후보 시절부터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가상화폐 구매를 부추기는 등 홍보 최전선에 섰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트럼프 역시 나스닥 타종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가 전체가 사업 홍보에 전방위적으로 나섰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지분을 미리 확보하거나 수익 배분 계약을 통해 현금 투자 없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세부 사업별로 살펴보면 트럼프 일가의 수익 구조는 더욱 기형적이다.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일가에게 14억 달러 이상의 이익을 안겨주었으나, 투자자들은 고점 대비 87% 폭락한 가격에 6억 7,4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또한 나스닥 상장사인 알트5 시그마는 트럼프 관련 토큰을 대량 구매하며 가격 부풀리기에 동참했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의 상당 부분이 트럼프 일가로 흘러 들어갔다. 그러나 해당 기업의 주가는 10개월 사이 93% 폭락하며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몰려 있는 실정이다.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내세운 '아메리칸 비트코인' 역시 투자자들에게는 재앙에 가까운 결과를 남겼다. 출시 당시 11달러였던 주가는 지난 4월 말 1.15달러까지 곤두박질치며 90% 가까이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원금 대부분을 잃는 동안 에릭 트럼프가 현금 투자 없이 확보한 지분 가치는 여전히 7,000만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포브스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순자산은 재집권 1년 반 만에 182% 급증하여 약 65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 부분이 이러한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유명인의 화제성을 이용한 전형적인 '펌프 앤 덤프(가격 부양 후 매도)' 사례로 규정하며 맹비난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 투자자들로부터 최대한의 자금을 회수하려 한다며 이를 '완전한 사기'라고 규정했다. 가상화폐 특성상 초기 투자자인 대통령 일가가 차익을 실현하고 나면 가격이 폭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를 대통령이라는 공적 지위를 이용해 부추겼다는 점에서 윤리적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백악관은 이러한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 대통령 일가가 부적절한 행위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과거 행정부의 윤리 담당자들은 이번 사안이 형사법 위반 여부를 떠나 현대 미국 역사상 가장 이례적이고 심각한 이해충돌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요동치고 그 이득이 고스란히 대통령 일가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면서, 향후 미 의회의 조사와 법적 공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