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2 (Fri) KOREA Ed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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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연예

K-럭비 드라마의 힘, <트라이> 미국서 최고상 수상

제59회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TV·케이블·웹 콘텐츠 부문 최고 영예인 대상을 차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1961년 시작되어 세계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의 산실로 불리는 이 영화제에서 K-드라마가 거둔 이번 성과는 단순한 시청률 지표를 넘어선 작품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이 작품은 국내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6.8%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적을 거뒀으나, 진정한 위력은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통해 발휘됐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 동시 공개되면서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의 시청자들에게 한국식 스포츠 성장물의 매력을 전파한 것이다. 연출을 맡은 장영석 감독은 수상의 영광을 함께 고생한 배우 윤계상과 제작진에게 돌리며, 계절을 가리지 않고 쏟았던 열정이 국제적인 결실로 돌아온 것에 대해 벅찬 소감을 전했다.드라마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 드라마 사상 최초로 럭비라는 비주류 종목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만년 꼴찌인 한양체고 럭비부원들이 괴짜 감독 주가람과 만나 전국체전 우승이라는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과정을 그렸다. 제목인 '트라이'는 럭비의 득점 방식을 뜻함과 동시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부딪히는 청춘들의 태도를 상징하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작품은 화려한 기교나 판타지적 요소 대신 스포츠 현장의 거친 숨소리와 현실적인 성장 서사에 집중했다. 뛰어난 천재가 아닌, 불안한 미래와 부족한 실력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청춘판 스토브리그'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특히 윤계상은 18년 만의 SBS 복귀작에서 입체적인 지도자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다는 호평을 받았다.탄탄한 대본의 힘도 이번 수상의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2021년 SBS 문화재단 극본 공모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최우수작에 선정되었던 임진아 작가의 원고는 제작 단계부터 이미 높은 완성도를 예고한 바 있다. 여기에 <모범택시 2>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장영석 감독의 스타일이 더해지면서, 럭비라는 생소한 소재가 대중적인 청춘 서사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결과를 낳았다.해외 평단과 시청자들은 낯선 스포츠 종목을 한국 특유의 인본주의적 서사와 결합한 시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문화권을 초월해 보편적인 울림을 주는 인간관계와 성장 과정에 대한 묘사가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종영 이후 시간이 흐른 뒤에 찾아온 이번 수상 소식은 K-드라마가 소재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장르적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문화&여행

60주의 땀방울 결실, 4인 4색 빌리가 전하는 뜨거운 감동

하고 있다. 광부인 아버지와 형, 그리고 치매를 앓는 할머니와 함께 척박한 삶을 살아가던 소년 빌리는 우연히 접한 발레 수업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예술적 본능을 발견한다. 복싱 글러브 대신 토슈즈를 선택한 소년의 항해는 가난과 편견이라는 높은 벽에 부딪히지만, 춤을 향한 그의 열정은 멈추지 않고 옥타곤 밖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작품은 발레 선생님 미세스 윌킨슨이 빌리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로열 발레스쿨 오디션으로 이끄는 과정을 유쾌하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그려낸다. 남자가 발레를 한다는 사실을 용납하지 못하는 아버지의 완고한 반대 속에서도 빌리는 몰래 연습을 이어가며 꿈을 키운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소년들의 역동적인 퍼포먼스는 관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특히 이번 공연을 위해 60주간의 혹독한 훈련 과정을 거친 아역 배우들의 탭댄스와 발레 기량은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는다.음악적 구성 역시 화려하다. 영화 원작에 매료된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엘튼 존이 직접 곡을 써서 화제를 모았던 이 뮤지컬은 2005년 런던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를 거쳐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한국에서는 2010년 초연된 이후 이번이 네 번째 시즌으로, 매 시즌마다 새로운 스타 아역들을 배출하며 흥행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무대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발적인 에너지는 탄광촌의 어두운 분위기와 대비되며 빌리가 꿈꾸는 미래의 찬란함을 더욱 극명하게 시각화한다.공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앵그리 댄스(Angry Dance)’는 좌절한 빌리가 온몸으로 분노를 표출하며 무대를 압도하는 장면이다. 또한 성인이 된 빌리와 어린 빌리가 함께 춤을 추는 ‘드림 발레(Dream Ballet)’는 시공간을 초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다. 특히 이번 시즌에서는 1대 빌리 출신이자 현재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인 임선우가 성인 빌리 역을 맡아 무대에 올랐다. 과거의 빌리가 실제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어 돌아온 모습은 작품 속 서사와 실제 현실이 겹쳐지며 형언할 수 없는 전율을 안긴다.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루는 서사는 풍성한 볼거리와 함께 객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거친 환경 속에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결국 아들의 꿈을 위해 자신의 신념을 굽히는 아버지의 모습은 진한 부성애를 느끼게 한다. 여기에 빌리를 응원하는 단짝 친구 마이클의 발랄한 감초 연기와 미세스 윌킨슨의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객석을 가득 채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른들의 박수 소리는 이 작품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다.이번 공연에서는 김승주, 박지후, 김우진, 조윤우가 빌리 역을 맡아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최정원과 전수미가 미세스 윌킨슨 역으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박정자와 민경옥 등 베테랑 배우들이 합류한 할머니 역과 조정근, 최동원이 연기하는 아버지 역은 극의 무게감을 더한다. 소년의 순수한 열정이 빚어내는 기적 같은 무대 ‘빌리 엘리어트’는 오는 7월 26일까지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관객들과 만남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