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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래에셋 "연금 관리, '3·6·9·18 법칙'만 외워라"

기사입력 2026-06-01 20:49

 최근 주식 투자가 대중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안착하면서 단기 매매를 통한 수익 창출에 열을 올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눈앞의 변동성보다 더 무서운 적은 보이지 않는 물가 상승, 즉 인플레이션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장은 최근 한 지식 콘텐츠 채널에 출연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지 못하는 자산 관리는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연금 계좌 관리와 세제 혜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른바 '3·6·9·18 법칙'을 해법으로 제시하며 체계적인 노후 준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법칙의 핵심은 개인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의 납입 한도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있다. 연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총한도인 900만 원을 기준으로, 연금저축에 600만 원을 넣고 나머지 300만 원을 IRP에 채우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인 배분 모델로 꼽힌다. 특히 마지막 숫자인 18은 연간 납입 가능한 총액인 1,800만 원을 의미하는데, 세액공제 한도를 초과해 납입한 900만 원은 급전이 필요할 때 조건 없이 인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만 중도 인출이 까다로운 IRP보다는 연금저축 계좌를 활용해야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 개인이 함께 준비하는 '3층 연금 구조'의 기초 체력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하단에 위치한 국민연금은 사망 시까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연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공적 장치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수령액 자체에 연연하기보다는 가입 기간을 최대한 늘려 연금의 실질 가치를 보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 위를 받치는 퇴직연금 역시 근로자의 소득 증가와 연동되어 자산 규모가 커지는 구조이므로,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중 본인의 상황에 맞는 제도를 선택해 관리해야 한다.

 

자산 운용 과정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는 원금 보장에만 집착하는 '안전의 역설'이다. 많은 가입자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예금 위주의 보수적인 운용을 선택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자산의 구매력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퇴직까지 5년 이상의 시간이 남은 가입자라면 원금 손실의 공포를 이겨내고 적절한 투자 비중을 유지해야만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을 수 있다. 단기적인 현금 보유는 안전해 보일지 몰라도, 수십 년 뒤의 노후 생활비를 고려한다면 예금은 결코 완벽한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연금 자산 관리의 핵심은 본인의 퇴직 시점과 투자 성향을 고려한 '비중의 예술'에 있다. 모든 자산을 위험 자산에 투자할 필요는 없지만, 인플레이션 헤지가 불가능한 예금에만 의존하는 것은 노후의 빈곤을 자초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특히 DC형이나 IRP 가입자들은 본인의 계좌가 물가 상승률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투자의 세계에서 완벽한 보장은 존재하지 않으며,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그 대가로 자산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이 현대적인 연금 관리의 본질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장기 자산 관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닌 마라톤과 같다. 당장의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3·6·9·18 법칙'과 같은 명확한 기준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정부가 제공하는 세제 혜택을 최대한 누리면서도 유동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이길 수 있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노후 준비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국가와 기업이 제공하는 기본적인 안전망 위에 개인의 전략적인 자산 운용이 더해질 때 비로소 화폐 가치 하락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안락한 노후가 완성될 수 있다.

 

기사인쇄 | 성승훈 기자 ssh1780@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