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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전작권 조기 전환 제동
기사입력 2026-05-28 20:55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의 조속한 환수를 국정 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한미동맹의 신뢰 관계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자주적 국방 의지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전작권 전환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을 주문했다. 우리 안보는 스스로 책임져야 동맹국으로부터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북한이 연일 신형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하고 핵 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상황에서, 정부의 속도전이 자칫 안보 공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군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북한의 핵 위협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전술순항미사일 시험을 참관하며 무력시위를 이어갔고, 북한 외무성은 국제사회의 비핵화 요구에 대해 '영원히 없을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러시아와의 혈맹 관계를 복원하며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는 북한의 행보는 핵우산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에게 실존적인 위협이다. 유럽의 노르웨이가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프랑스의 핵우산 아래로 들어간 사례는 핵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가 마주한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미 국방 수장 간의 만남에서도 시각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을 만나 전작권 전환의 시급성을 강조했으나, 미국 측은 신중론을 고수했다. 안 장관은 전환 시기가 결국 양국 정상의 정무적 판단에 달렸다고 주장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했지만, 이는 군사적 실무 준비보다 정치적 합의를 우선시한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안보 전문가들은 동맹의 핵심인 신뢰가 무너진 상태에서의 전작권 전환은 연합사 해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국 전작권 전환 논란은 자주국방의 상징성과 현실적인 억지력 확보라는 두 가치의 충돌로 귀결된다. 정부는 한미동맹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환수가 필수적이라고 보지만, 동맹의 한 축인 미국은 한국군의 준비 태세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북한의 도발 수위가 높아질수록 전작권 전환을 둘러싼 국내외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한미 양국이 군사적 신뢰를 회복하고 객관적인 검증 절차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전작권 문제는 동맹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고질적인 갈등 요소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