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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쿠팡이츠 '전 국민 무료배달' 선언, 배민 잡나?

기사입력 2026-05-21 18:39

 배달 플랫폼 쿠팡이츠가 유료 멤버십인 와우회원에게만 제공하던 무료배달 혜택을 오는 8월까지 모든 일반 회원으로 전격 확대한다.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줄이고 비수기인 여름철 가맹점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명분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배달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승부수로 보고 있다. 쿠팡이츠는 이번 프로모션에 들어가는 배달비 전액을 본사가 부담하며 입점 업체에는 추가 비용을 지우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요구해온 배달비 지원 상생안의 일환이기도 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의 배경에 배달의민족 매각이라는 거대한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배민의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가 매각을 추진하면서 네이버와 우버 등 거물급 인수 후보들이 거론되자, 시장 재편의 틈을 타 쿠팡이츠가 점유율 굳히기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현재 배달 시장은 배민이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쿠팡이츠가 최근 월간 활성 사용자 수 1,300만 명을 돌파하며 맹렬히 추격 중이다. 과거에도 무료배달을 앞세워 요기요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던 성공 경험을 재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화려한 무료배달 선언의 이면에는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이미 배달앱 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가 외식업계 전반에 확산한 상태다. 소비자단체 조사에 따르면 배달 메뉴 가격이 매장보다 평균 2,000원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한 경우 5,000원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 겉으로는 배달비가 0원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음식값에 그 비용이 녹아들어 소비자가 결국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식업계는 무료배달 경쟁이 심화될수록 플랫폼 내 노출을 위한 광고비나 프로모션 참여 압박이 점주들에게 돌아올 것을 걱정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수수료를 올리거나 멤버십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영업자들은 배달비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반기면서도,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협상력이 약해지는 구조적 한계를 경계하고 있다. 혜택의 달콤함 뒤에 숨은 비용 구조의 불투명성이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소비자단체들 역시 이번 무료배달 확대가 장기적으로는 외식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기적으로는 배달비 절감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입점 업체의 마진이 줄어들면 결국 음식의 질이 떨어지거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특히 특정 플랫폼이 시장을 독점하게 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고 가격 결정권이 플랫폼에 종속될 위험이 크다. 이에 따라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는 자영업자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근본적인 상생 모델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쿠팡이츠의 이번 행보는 배달 시장의 양강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며 경쟁사들을 압박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전망이다. 배민의 매각 향방과 맞물려 배달앱 시장의 점유율 전쟁은 올여름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각 플랫폼이 내놓는 상생안과 프로모션이 실제 시장의 선순환을 이끌어낼지, 아니면 갈등의 골만 깊게 만들지는 향후 몇 달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배달 시장의 거대한 지각변동 속에서 소비자들과 점주들은 플랫폼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각자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기사인쇄 | 성승훈 기자 ssh1780@bridgetod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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