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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삼성전자 협상 결렬…내일부터 5만 명 총파업 돌입

기사입력 2026-05-20 20:48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배분 방식을 둘러싼 막판 협상에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총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회의는 양측의 팽팽한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결렬되었으며, 노조는 예정대로 내일부터 집단행동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사태는 반도체 부문의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수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경영 원칙에 대한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적자를 기록 중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직원들에게 지급할 성과급 규모였다. 노동조합 측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재원으로 삼아 사업부 간 격차를 줄이는 공통 배분 방식을 강력히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실적을 낸 부서에 더 많은 보상을 주는 경영 원칙을 고수하며, 적자 사업부에 과도한 성과급을 보장하는 것은 시장 경제의 기본 원리를 흔드는 행위라고 맞섰다. 양측은 사흘간의 마라톤 회의에도 불구하고 배분율 수치를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는 내일부터 다음 달 초까지 약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하며 배수진을 쳤다. 조합원 5만여 명이 참여하는 이번 파업은 과거 소규모 파업과는 차원이 다른 규모로, 실제 반도체 생산 라인의 가동 중단까지 우려되는 긴박한 상황이다. 노조 지도부는 사측의 의사결정 지연이 파국을 불렀다고 비판하면서도, 파업 기간 중 언제라도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으며 생산 차질에 따른 대외 신뢰도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사태가 국가 경제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김민석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파업이 현실화되어 반도체 공급망에 타격을 줄 경우 21년 만에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추가 조정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으나, 총파업이라는 실력 행사가 시작될 경우 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관가와 산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협상 결렬과 관련해 노조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취지의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회의에서 당기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무리한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적정한 선을 지킬 것을 촉구했다. 대통령이 직접 특정 기업의 노사 협상 사안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은 이례적으로, 향후 정부의 대응 기조가 노조에 엄격한 방향으로 흐를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파업 돌입 시점까지 불과 몇 시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사 양측은 여전히 물밑 접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청와대와 노동부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극적인 타결을 독려하고 있으며, 노사 대표들 역시 파국만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 아래 추가 협상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밤샘 협상을 통해 극적인 합의안이 도출될지, 아니면 삼성전자 역사상 가장 어두운 기록으로 남을 대규모 파업이 시작될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사인쇄 | 성승훈 기자 ssh1780@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