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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다카이치 회담날 푸틴은 방중…동북아 뒤흔드는 '운명의 19일'

기사입력 2026-05-18 20:25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이 마무리된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주 앉는다. 중국 외교부는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의 초청을 받아 오는 19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지 불과 나흘 만에 이루어지는 전격적인 행보로, 올해 푸틴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측은 이번 만남이 양국 우호협력 조약 체결 25주년을 기념하는 정례적인 성격이라고 설명했으나, 외교가에서는 최근 긴밀해진 미·중 관계를 견제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지난 14일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물을 직접 확인하고 러시아의 입지를 재확인하려는 목적이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무역 현안과 대만 문제 등을 논의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자, 러시아 내부에서는 중·러 밀착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 측으로부터 미·중 간의 구체적인 상호작용에 대한 정보를 직접 청취할 계획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의존도가 심화된 러시아가 미국과 중국의 관계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4년간 러시아는 서방의 고강도 경제 제재 속에서 중국을 유일한 탈출구로 삼아왔다. 중국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동시에 민간과 군사 분야 모두에 활용 가능한 물자를 공급하며 러시아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실제로 러시아 수입액의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대중 의존도는 위험 수준에 도달했으나, 중국의 전체 교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비대칭적 관계 속에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낼 경우, 국제사회에서 러시아가 고립될 위험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푸틴 대통령까지 연달아 베이징으로 불러들이며 자국의 외교적 위상을 극대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중국이 안정적인 중재자이자 확실성의 원천으로 부각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중동 분쟁 등 글로벌 위기 속에서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행정부와 대비되는 책임감 있는 초강대국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자국이 글로벌 패권 경쟁의 중심축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동북아시아의 외교 시계는 한반도에서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중·러 정상이 만나는 같은 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재명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방문해 한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일정은 지난 1월 이 대통령의 일본 나라현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으로, 양국 정상은 경제 협력과 국민 보호 등 민생 현안뿐만 아니라 중동 정세를 포함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동이라는 상징적인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이번 회동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베이징과 안동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이번 정상 외교는 2026년 상반기 국제 정세의 향방을 결정지을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 관계의 유화 국면 속에서 중·러 관계의 결속력을 시험하게 될 베이징 회담과, 셔틀 외교의 정착을 보여주는 안동 회담은 동북아시아의 세력 균형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연쇄 회동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지역 정세 속에서 새로운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