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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중난하이 회동, G2 공존의 16자 가이드라인 선언
기사입력 2026-05-15 18: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권력의 심장부인 중난하이에서 만나 양국 관계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대한 담판을 가졌다. 이번 회동은 54년 전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마오쩌둥의 역사적 만남이 이루어졌던 장소에서 재현되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전용차 비스트가 중난하이의 정문인 신화문을 통과하는 순간은 미·중 관계의 새로운 장이 열렸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시 주석은 자신의 집무실 인근 정원을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산책하며 중국의 역사와 철학을 설명하는 등 극진한 관저 외교를 펼쳤다.두 정상은 중난하이 내 황제의 정원인 정곡을 거닐며 두 나무줄기가 하나로 합쳐진 연리 측백나무 앞에서 멈춰 섰다. 시 주석은 이 나무가 지닌 화합의 의미를 설명하며 양국 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했다. 이어 과거 당 중앙판공청으로 쓰이던 순일재로 자리를 옮겨 다과를 나누며 본격적인 현안 논의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부터 후진타오에 이르기까지 중국 역대 지도자들의 숨결이 닿은 이곳의 유래를 상세히 소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인 장미 씨앗을 백악관 로즈가든 재건을 위해 선물하겠다고 약속하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중국 측은 이번 회담을 통해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틀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신과 중국의 '중화민족 부흥'을 나란히 언급하며, 두 강대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G2 체제를 공식화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양국이 경제 무역의 안정을 유지하고 실질적 협력을 확대하기로 한 이번 합의를 '중요한 컨센서스'라고 평가하며, 갈등을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이번 중난하이 회동을 파국을 피하려는 양국의 '투이불파(싸우되 깨지지는 않는다)' 전략의 결과물로 분석하고 있다. 15년 만에 공동성명 없는 국빈 방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관저 외교를 통한 개인적 신뢰 구축이 미국 내 팽배한 중국 경계론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이 협력을 위주로 하되 경쟁의 절도를 지키겠다는 16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은,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최소한의 평화적 공존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