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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 총리 "금 사지 마라" 호소에 인도 증시 폭락
기사입력 2026-05-11 19:15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중동 분쟁으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민들에게 에너지와 금 소비를 최소화해달라고 직접 호소했다. 지난 9일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행사에서 모디 총리는 현재의 고유가 상황을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휘발유와 가스 사용을 신중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절대적인 인도로서는 국제 유가 상승이 무역 수지 악화와 루피화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는 만큼, 국가 수장이 직접 나서 소비 통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모디 총리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권고를 넘어 인도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인도는 유가가 10% 상승할 때마다 물가상승률이 0.3%포인트 오르고 경제성장률은 0.15%포인트 하락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불필요한 이동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와 온라인 회의를 다시 도입하자는 구체적인 대안까지 제시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비상 대응 체계를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다시 소환한 셈이다.

총리의 발언 직후 인도 증시는 즉각적인 충격에 빠졌다. 11일 인도 국립증권거래소에서는 타이탄과 칼리안 주얼러스 등 주요 귀금속 기업들의 주가가 장중 7%에서 10% 이상 폭락하며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금이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저축과 신앙의 상징인 인도 사회에서 정부가 구매 중단을 요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들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관련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전문가들은 모디 총리의 호소가 실제 무역 적자 축소에 기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인도의 금 소비는 종교 축제나 결혼 시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단기간에 수요를 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세계 금 시장의 큰손인 인도의 수요 둔화 조짐은 국제 금 시세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가 경제를 지키기 위한 모디 정부의 '금욕적' 경제 운용이 인도 국민들의 오랜 관습과 부딪히며 어떤 결과를 낳을지 전 세계 원자재 시장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사인쇄 | 서혜경 기자 seohk@bridgetoda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