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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장동혁, '부정선거' 띄우며 버티기…국힘 내분 폭발

기사입력 2026-06-09 21:50

 6·3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16곳 중 단 4곳만을 확보하며 사실상 참패한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의 거취를 둘러싸고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선거 전 "당당하게 평가받겠다"고 공언했던 장 대표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대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 관리 사태를 고리로 '전국 단위 재선거'를 주장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주말 시위 현장을 방문한 이후 인천과 호남 일부 지역의 동일 득표 의혹을 직접 언급하며 강성 지지층이 제기하는 부정선거 프레임에 가세했다. 이는 선거 패배 책임론을 외부로 돌리는 동시에 당원 재신임 투표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가 꺼내든 재선거 카드는 당내 당권파 지도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신동욱, 조광한 등 최고위원들은 재투표를 요구하는 민심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장 대표의 행보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이들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라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한 만큼 전면적인 재선거만이 참정권 박탈 사태를 해결할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당내 비당권파와 중진들 사이에서는 장 대표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당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강력한 반대 목소리는 서울 사수에 성공하며 당의 체면을 살린 오세훈 서울시장으로부터 나왔다. 오 시장은 9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대한 위법이 없는 한 전면 재선거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장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일축했다. 그는 장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하든 국민의 박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하며, 이번 선거 결과는 장 대표가 지향해온 노선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장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는 동시에, 내후년 총선을 대비해 당의 노선을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당 중진들의 사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조경태 의원과 유의동 의원 등은 장 대표가 공언했던 대로 선거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하며, 재선거론을 거취 문제와 결부시키는 행태를 꼬집었다. 이들은 장 대표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이며 '윤어게인' 노선을 고수할 경우 보수 재건은 더욱 멀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당대표가 직접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공식 메시지로 내보내는 것이 중도층 이탈을 가속화하고 당을 다시 음모론의 굴레에 가두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부 전문가들의 시각도 냉소적이다. 장 대표가 제기하는 전면 재선거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며, 오직 당내 경선이나 재신임 투표에서 강성 당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엄경엉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장 대표가 이미 보수 진영의 대표성에 치명상을 입었으며, 무슨 이야기를 해도 대중에게 먹히는 시기는 지났다고 평가했다. 결국 장 대표의 행보가 당의 쇄신보다는 자신의 권력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 보수 진영 내부의 불신을 키우고 있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현재 장 대표를 옹호하는 당권파와 오 시장을 중심으로 한 쇄신파 사이의 거대한 분수령에 서 있다. 재선거론을 앞세워 끝까지 버티겠다는 장 대표와 실패한 노선의 종언을 선언한 오 시장의 대결은 단순한 지도부 거취 문제를 넘어 보수 진영의 향후 진로를 결정짓는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당내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걸림돌이 되어 보수 재건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탄식이 흘러나온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는 방식과 당의 재건 방향을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공방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인쇄 | 김현숙 기자 Kim_0509@bridgetoday.net